고블린 Goblin A to Z (2): 허미티지성의 레드캡

목차

로빈 레드캡 상상도 by 크리크로

스코틀랜드 고블린 레드캡

레드캡·파우리·던터

고블린은 영국 내에서도 매우 다양한 전승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전설에 나오는 붉은 모자인 레드캡(Red Cap)이다. 레드캡은 '파우리'(powrie) 혹은 '던터'(dunter)로도 불린다. 레드캡은 악의적이고 살인적인 고블린의 일종이다. 레드캡은 영국과 스코틀랜드 국경을 따라 있는 폐허가 된 성들에 거주한다. 그들의 집에 들어온 여행자들을 살해하고 피로 그들의 모자를 물들인다고 한다. 실제로 레드캡은 정기적으로 살인을 저지르지 않으면 죽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무거운 철제 창과 철제 부츠를 착용한다. 하지만 매우 빠르며, 이 소름 끼치는 작은 악마를 달리기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다. 유일한 탈출 방법은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것이다.

허미티지성의 전설

레드캡 신화는 영국 허미티지성을 중심으로 한다. 레드캡에서 가장 악명 높은 '로빈 레드캡'(Robin Redcap)전승이다. 전승에 따르면 성주인 '윌리엄 드 소울리스'(William de Soulis)은 악마적인 조수인 파밀리어를 데리고 다닌다. 레드캡인 로빈은 그의 주인이 살던 허미티지 성(Hermitage Castle)의 땅에서 많은 해악을 저지른다. 이 성은 스코틀랜드 리드스데일에 위한다. 잉글랜드 국경에 가깝다. 남자를 살해하고 여성을 잔인하게 학대하며, 어두운 밤에 돌아다닌다. 허미티지 성에서는 많은 악행과 신성모독이 저질러졌다고 전해진다. 성은 죄악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성 자체가 죄의 무거운 무게로 가라앉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하지만 소울리스 경은 그가 저지른 모든 악으로 인해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는 성 근처의 '나인 스톤 리그'(Nine Stane Rigg), 대형 돌그릇에서 삶아져서 죽는 죽음을 맞이한다.

배신의 아이콘

스코틀랜드 허미티지성 (출처=위키)

윌리엄 드 소울리스2세

성의 이름은 옛 프랑스어인 l'armitage(경비소)에서 유래했다고 여겨진다. 이 성은 영국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계곡, 리즈데일의 힘(Strength of Liddesdale)의 경비소로 알려져 있다. 허미티지 성은 약 1240년경 니콜라스 드 소울리스(Nicholas de Soulis)가 노르만족의 모트와 베일리(Motte and Bailey)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이 성은 그의 후손인 윌리엄 드 소울리스 2세(William II de Soules)가 1320년 성을 몰수당하기 전까지 소울리스 가문의 것이었다. 그는 리즈데일의 영주이자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 시기의 변경백이었다.

 

그는 니콜라스 드 소울리스 2세(Nicholas II de Soules)의 장남이자, 백작 알렉산더 코민(Alexander Comyn, Earl of Buchan)의 사촌이었다. 또 스코틀랜드의 수호자인 존 드 소울리스(John de Soules)의 조카였다. 그는 1304년 잉글랜드 에드워드 1세 왕의 평화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후 10년간 잉글랜드 왕실 귀족으로 지낸다. 1312년 기사 작위와 로버트 키스 경(Sir Robert Keith)의 땅을 받았다. 하지만 그 당시 그 땅은 스코틀랜드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그는 배신을 단행한다. 1314년 밴녹번 전투에서 브루스 진영이 승리한 뒤였다.

 

1320년 후반에 로버트 왕에 대한 음모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친의 로드 서 데이비드(Lord of Brechin)편에 있었다. 일부 전승에선, 그가 스코틀랜드 왕위를 원했다고 알려졌지만, 다른 전승에선 에드워드 발리올(Edward Balliol)을 스코틀랜드 왕위에 올리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울리스는 몇몇 추종자들을 모았을 때 버윅에서 체포된다. 그는 1320년 8월 4일 스콘에서 특별히 소집된 의회 앞에 끌려갔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반역을 자백했다. 블랙 의회(Black Parliament)는 그를 유죄로 판결하고 그의 칭호를 몰수하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윌리엄은 덤바턴 성(Dumbarton Castle)에 수감됐다. 그의 공모자들은 더 심한 처벌을 받았는데, 말 뒤에 묶여 끌려가고, 교수형을 당하고, 참수됐다. 윌리엄은 1321년 4월 20일경 사망했다고 한다. 윌리엄은 리즈데일의 영주로서 드 소울리스 가문의 마지막 인물이었다.

사로잡힌 레드캡 (제이콥 피터슨 상상작 2009년)과 사무엘 카터 홀이 저술한 1849년 민담집의 레드캡

레드캡의 탄생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가문을 일구려 했던 그의 행동은 수많은 전설을 나았다. 특히 스코틀랜드 왕 로버트 1세에 대해 마녀술 시도, 암살 시도를 단행했다고 당시 사람들은 여겼다. 소울리스의 주민은 그의 끔찍한 폭정에 견디지 못하고 그를 체포해 인근 나인스톤 리그(Ninestane Rig)라는 고대 석조 구조물에서 용해된 납에 그를 삶아 죽였다는 전승마저 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역사는 야사를 낳는다. 스코틀랜드 국경 지역의 설화에 따르면, 소울리스 가문의 한 사람이 '북쪽의 마법사'라고 불리는 마이클 스코트(Michael Scot)와 함께 흑마법을 배웠다고 전해진다. 서 월터 스콧은 그의 작품 스코틀랜드 국경의 민스트럴시(Minstrelsy of the Scottish Border)에서 이 로드 소울리스를 '윌리엄 경(Sir William)으로 만들었고, 그에게 '로빈 레드캡(Robin Redcap)이라는 조수를 주었다.

지역 전설에 따르면, 로빈 레드캡은 그의 주인과 함께 온갖 타락과 악마 숭배를 단행했다. 로빈 레드캡은 주인이 죽은 직후 사라졌다고 전해지지만, 그런 존재가 진정으로 죽은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으로 도 전승된다. 아마도 돌아올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는 식의 결말이다. 일부 버전에서는 로빈이 성 아래 깊숙이 묻힌 숨겨진 보물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는 그가 공포의 통치 기간 동안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 레드캡은 영국 신화에 등장하는 다른 떠돌이 정령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로빈 레드캡의 악명 때문에 전설의 다른 버전에서는 그가 단순한 고블린이 아니라 악마의 분신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레드캡의 능력

로빈 레드캡은 자신의 주인에게 다양한 힘을 부여할 수 있는 강력한 악마다. 소울리스에게 수많은 암흑술을 가르쳤으며, 고블린은 주인에게 대부분의 무기와 마법 밧줄에 대한 면역력을 부여한다. 때문에 영주인 소울리스를 죽이려면 납과 산 채로 끓여야 했다고 전해진다. 소울리스가 죽은 후에도 로빈 레드캡은 새로운 성주를 괴롭힌다고 하며, 소울리스 유령이 7년마다 돌아온다고 하니, 죽은 주인마저 돕는 집사의 모습이다.

소울리스는 또한 노섬벌랜드의 거인인 쿠트 오브 킬더(The Cout o' Keilder)를 물리쳤다고 전해진다. 거인은 어떤 무기에도 끄떡없는 마법의 갑옷을 입었지만, 그는 거인을 강으로 밀어 넣어 익사시켰다. 오늘날 이 물은 익사의 웅덩이(the drowning pool)로 알려져 있다. 허미티지 성 근처에는 쿠트의 최후의 안식처라고 여겨지는 큰 무덤이 있다. 이 때문인지 허미티지 성은 지역 유령 이야기의 대상이 됐다. 레드캡 슬라이(Redcap Sly), 드 소울리스의 가정부 정령, 그리고 메리 스코틀랜드 여왕의 유령으로 이 성은 오늘날 유령의 성으로 불린다.

성의 결말: 사라진 레드캡

이 성은 이후 스코틀랜드 가문과 잉글랜드 가문이 번갈아 차지한다.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성이었다. 이후 제임스 왕은 성을 볼드 부클루(the bold Buccleuch)로 알려진 월터 스코트 경(Sir Walter Scott)에게 부여한다. 그는 서부 경계지역의 수호자, 리즈데일의 관리자, 그리고 칼라일 성(Carlisle Castle)을 공격한 윌리 암스트롱(Willie Armstrong)을 구출한 대담하고 악명 높은 공격의 지도자였다. 성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간 왕위 합병으로, 1603년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이후 버려졌고, 18세기에는 이미 폐허 상태가 된다. 허미티지는 1706년 부클루의 첫 번째 공작의 세 번째 아들인 헨리에게 부여된 허미티지 자작(Viscountcy of Hermitage)이라는 부수적인 칭호의 기원이 된다. 이 칭호는 1807년 없어진다. 성은 1820년에 부클루의 다섯 번째 공작에 의해 일부 수리가 이루어졌고, 스코트 가문은 드럼란릭의 더글러스 가문의 후손으로 모계를 통해 계승된다. 때때로 '몬타구-더글러스-스코트'(Montagu-Douglas-Scott)라는 기괴한 성을 사용해 과거 명성을 유지하려고 하기도 했다. 1930년까지 스코트 가문의 소유였으나, 이후 국가에 기증되었다. 현재는 스코틀랜드 정부의 집행 기관인 '히스토릭 환경 스코틀랜드'(Historic Environment Scotland)가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겨울철에는 폐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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